• 굼벵이의 7년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7-12-12 / 조회 : 1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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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제목)

굼벵이의 7

 

(중간제목)

가짜 인재 기르는 청년백수 100만 시대

진정한 꿈 쫓을 수 있는 교육 풍토 시급

 

(본문)

경북 포항 지진 여파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하루 전날, 시험이 연기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수험생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내린 결정을 보면서, 593천여 명의 대학입시 일정의 전체 조정이 불가피하더라도 안전제일주의를 선택한 우리 사회의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다.

부모 밑에서 양육되는 제1의 삶에서, 2의 인생을 여는 관문으로까지 여겨지는 대학입시 경쟁이 좁은 땅덩어리에서 살아남기 위한 과도한 전쟁터로 된 우리 교육현실은 일단 수능시험도 연기가 될 수가 있는 것이구나 하는 충격을 받았다.

많은 수험생 젊은 청춘들은 무엇을 위해 라는 의문 보다는 남들이 하니까 시키는 대로 쫓아 성적 만들기에 열중하는 공부를 하면서 이 시간 까지 왔다.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고 실행이 어려운 가짜 인재들로 성장하는 것은 아닌지 수능날짜가 연기될 수 있는 것처럼 그들의 소중한 인생을 위해서 우리 사회가 실로 진지하게 짚어가야 할 때이다.

대학을 가든 안가든, 졸업을 하든 안 하든 청년백수 100만 시대라고 한다. 자식의 모습으로 부모가 평가되는 사회 속에서 얼마나 많은 청년들이, 그리고 그 부모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까 안타깝다.

불교의 상징인 연꽃이 더러운 진흙가운데서 청정하게 피어나듯이 진실로 깨끗한 것은 더러움에서 나오고 밝은 것은 어둠 속에서 생겨난다.

반딧불 이는 애벌레 때 물에서 살다가 비 오는 야밤에 땅 위로 올라와 풀이 쌓인 땅 속에 집을 지어 번데기가 되고 다시 100일이나 지나 마침내 아름다운 빛을 발하며 여름 하늘로 날아오른다. 옛날 사람들은 이것을 보고 반딧불 이는 썩은 짚더미에서 태어난다고 생각했다.

매미는 지상에서의 열흘을 노래하기 위해 땅 밑 암흑 속에서 7년을 굼벵이로 견뎌야 한다. 매미의 일생을 두고 굼벵이로 견딘 인고의 세월이 억울하기만 할까?

아니다. 매미는 굼벵이의 목표가 아니라, 살아야 하는 세월을 다 살고 마주한 짧은 노년이다.

우리 부모들은 자식의 꿈을 그야말로 매미도 못되어보고 굼벵이로 끝나면 어떻게 하나 하는 불안감으로 선뜻 지지하고 나서지 않는다. 땅속에서 인내로 버텨야 하는 굼벵이로서의 시간은 그 자체로 의미 있고 소중한 생의 긴 부분이다. 숱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먼 길을 헤매고 있을지 모르지만, 스스로는 그리 불행하다 여기지 않으며 살 수도 있다. 또한 진정한 꿈을 좇을 힘과 동기를 얻을 수 있고, 실패하더라도 좌절하더라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성장을 얻을 수 있다.

미래에는 생소한 직업들이 생긴다고 한다. 스스로 생각하고 주도적으로 실행하며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바른 도움을 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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