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제목)

마음집중으로 지금 이 순간을 즐기는 삶

(중간제목)

평안·행복은 감사·배려를 연습하고 익혀서 얻는 기술

2018년 무술년 개띠 해

2018년 무술(戊戌)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금년에는 평창올림픽과 전국동시지방선거,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등 국내외 주요 일정이 이어 집니다. 한반도 핵무기를 중심으로 한 국제정세가 세상을 뒤흔들어 다사다난할 한 해를 예고하는 속에서 개개인에게 가장 큰 일은 안녕과 행복일 것입니다.

돌아보면 살아온 세월이 수 십 년입니다. 매일 삶 속으로 찾아드는 기쁨, 슬픔, 분노, 절망 들을 이제는 좀 다스릴 줄 알 때도 되지 않았을까, 이런 것들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의연하게 대처할 수는 없을까, 새해가 되면 한번쯤 짚어보게 됩니다.

‘삶’의 기술

삶에도 분명 익혀야 할 기술이 있습니다.

하루하루는 인생을 만들어 내는 피와 살입니다. 오직 현재의 순간만이 진정한 기쁨을 만끽하는 ‘시간’입니다. 한 치 앞도 모르는 현실 앞에서 언제든 죽을 수 있다는, 인생무상의 유한한 존재임을 수용하고 지금 이 순간을 더욱 소중하게 여기며 마음을 집중하는 것을 연습하면서 익히는 것입니다.

공부를 하는 것도, 직장에 다니는 것도, 가정을 꾸리는 것도, ‘왜 당신은 이쪽입니까’라고 진지하게 묻는다면, 아마 많은 사람들은 ‘행복하기위해서’라고 답을 할 것입니다. 그런데 행복하기 위해서 이 길을 선택했지만 막상 길 위에서 행복하게 걷고 있는 사람을 찾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과거를 보고 미래를 예측하느라고 걷고 있는 ‘지금, 여기’를 진지하게 살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삶’의 무게

미국 버클리대학에는 안녕과 행복에 대해 연구하는 부설기관이 있습니다. ‘그레이터 굿 과학 센터’라는 기관의 연구에 따르면 감사를 연습하고 타인에 대한 배려를 실천하며 마음집중으로 지금 이 순간을 즐기는 삶을 익히면 무거웠던 삶의 무게가 가벼워지면서 평안과 행복이 찾아든다고 합니다. 평안과 행복은 연습하고 익혀서 얻는 기술이라는 것입니다.

긍정의 마음

안녕과 행복의 기술을 익히는 방법의 하나가 매일 아침 일어나 거울을 보며 웃는 것입니다. 웃으면 뇌에서 도파민과 세로토닌이 분비되면서, 행복감을 높여주고 스트레스를 낮춰주며 면역기능을 활성화함으로써 장수를 돕는다고 합니다. 거울 속 웃는 나를 보면 웃음의 효과는 배가하는데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으니 행복해지는 이치입니다. 힘들 때 마다 허허 웃는 작은 미소, 그 긍정의 마음이 삶에 눌리지 않고 끝까지 살아내게 하는 것입니다.

일상이 마음집중

<금강경> 제 1분에서는 부처님의 평범한 하루 일상을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가르침을 열고 있습니다. 가사를 입고 발우를 들고서 걸식하러 사위대성에 들어가 차례로 걸식하고 나서 본래 머물던 곳으로 돌아와 식사를 마치고, 가사와 발우를 제자리에 놓고 발을 씻은 다음 마련된 자리에 앉으시는 부처님의 일상 하나하나의 행위가 그대로 마음집중의 수행입니다.

우리들의 삶과 부처님의 삶이 전혀 다른 것이 아닙니다. 똑같이 먹고 자고 걷습니다. 그러나 부처님은 깨어있는 정신으로 오직 그것을 하실 뿐이며, 매 순간순간 최선의 삶을 사셨습니다. 우리들 또한 그대로 깨달음을 삶속에서 피어오르게 할 수 있습니다. 어디로 갈까 망설이지 말고, 자꾸 욕망을 일으켜 도달할 곳을 찾지 말고, 번뇌와 집착으로 이 순간을 놓치지 말고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바로 이 자리에서 부처님의 삶과 하나 될 수 있습니다. 매 순간순간 깨어있으라. 그것이 부처님의 행이고 <금강경>의 실천입니다.

현재의 삶이 ‘의미’

서양의 공자라고 칭송받는 미국의 철학자이자 교육학자 존 듀이도 교육을 미래의 삶을 위한 준비로 여기지 말라고 충고하였습니다. 우리나라 현실은 대부분 부모들은 자녀들이 학교 공부를 하면서 오로지 대학 입시를 위해 현재의 즐거움과 욕구를 송두리째 포기할 것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공부의 유일한 목적을 바로 대학 입시라는 외적인 보상에 두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존 듀이는 어린아이들이라 할지라도 현재의 삶이 자신에게 의미가 있어야한다는 점을 역설하면서 공부의 과정에서 탐구와 발견을 매우 중시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자기주도적인 학습능력을 가진 학생은 아무리 간단한 원리나 지식을 배우더라도 단순하게 교사가 알려주는 대로 알게 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과 긴밀한 연관 속에서 배워나갑니다. 단순한 덧셈뺄셈을 배우더라도 단순하게 규칙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삶과 연관 지어 하나의 경이로운 발견을 하면서 알게 됩니다.

행복과 희망은 ‘현재’뿐

우리는 미래의 불안, 미지의 두려움을 가슴 깊이 안고서 그걸 해소하기 위해 현재를 늘 희생양으로 바쳐가며 살아왔습니다. 그러니 지금은 힘들지라도 더 배워야했고, 한 순간이라도 더 애써야했으며 끊임없이 갈구하고 욕망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살다보니 현재는 늘 불안과 공포의 연속이 되었고, 행복과 희망은 미래의 어느 순간으로 한없이 밀려날 뿐이었습니다.

우리는 일상에서 기쁨, 즐거움, 행복, 사랑, 아름다움 같은 긍정적 감정을 제대로 수확할 수 있도록 매순간을 소중하고 충실하게 살아야 합니다. 전 세계 74억 인구 중에서 손금이 같은 사람은 하나도 없듯이 사람들은 저마다 특별한 존재들입니다. 그런 만큼 다른 사람을 배려하며 순간순간을 즐겁게 지내기 바랍니다.

60년 만에 돌아온 황금개띠의 해 무술년 새해에는 과거나 미래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감사와 배려를 실천하면서 지금 이 순간 마음을 담아 집중해서 살아가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