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세기 인간의 조건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0-05-11 / 조회 : 9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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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제목)

21세기 인간의 조건

 

(중간제목)

바이러스 하나 침투하면 생존위협 받아

확실하게 주어진 시간은 지금 이순간뿐

 

(본문)

 중국 후베이 성 우한 시- 『삼국지』에 나오는 형주 부근이라는 그곳이 세계의 눈총을 받고 있다.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날씨 변화를 일으키듯, 지난해 12월 1일 우한 시민 누군가의 기침이 ‘나비’ 되어 중국 전역은 물론 한국, 일본, 베트남 싱가폴 등 인접국을 넘어 미국, 프랑스, 호주 등까지 세계에 ‘토네이도’를 일으켰다.

 우한 폐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창궐로 세계인들은 삶이 마비되었다. 바이러스 감염 확진자, 사망자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자 세계보건기구(WHO)는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제 2020년 새해가 처음 한 달여 지났다. 겨우 한 달인데 한참은 된 듯 아득하다. 같은 하루라도 어른들보다 아이들의 체감 길이가 긴 것은 전에 접하지 못한 새로운 경험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새해 들어 너무도 새롭고 큰 사건, 중국발 우한 폐렴이 터져 긴박했던 하루하루가 길기도 했던 것이다.

 바이러스라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 존재로 21세기를 살아가는 인간의 조건을 생각하게 만든다.

 첨단의학, 첨단과학 시대에도 바이러스 하나 침투하면 생존을 위협받는 것이 생명체로서 인간의 조건이다. 더구나 첨단 정보기술로 초연결 사회가 되면서 위협이 수천수만 배 확대되는 것이 사회적 동물로서 또 인간의 조건이다.

 갑자기 세상은 바이러스 감염 부류와 비감염 부류로 갈라졌다. 중국은 고립되고, 우한은 그 안에서 또 섬으로 고립되었다. 우한 시민들은 안에 갇혀서 밖으로 나올 수가 없다.

 각 나라들에서는 자국 내 중국인 배척현상이 일어나고, 캐나다 등지에서는 모든 아시안을 경계하는 분위기이다. 중국계 학생들은 눈치가 보여 학교에도 못 갈 지경이다. 항공사들은 중국노선 운항을 취소했고, 대기업들은 중국내 사무실을 폐쇄하고 중국과의 무역이 중단되면서 파장이 경제전반에 일파만파가 되고 있다.

 위험지역에 ‘애틋함’은 찾아보기 어렵다. ‘전염’ 공포가 이성을 마비시키면서 야만의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현대사회의 이동성과 연결성의 역기능 탓이다. 거기에 세계인들을 촘촘히 연결시켜놓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가짜 뉴스와 헛소문을 마구잡이로 퍼트리면서 가히 ‘공포 바이러스’로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위기상황이 닥치면 온몸의 감각을 총동원해서 기어이 살아남으려는 생존본능의 흔적일 것이다. 이기적이고 비인간적인 이 모든 현상을 설명하는 단 한마디는 ‘죽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게 피하고 싶은 죽음이 때로 얼마나 어처구니없이 찾아드는 지를 보여주고 있다. 삶과 죽음은 동전의 양면, 어느 한 순간 동전이 뒤집히면 죽음이라는 것이 유한한 존재로서 인간의 조건이다.

 

 

 

 우리에게 확실하게 주어진 시간은 지금 이 순간뿐이다. 죽음을 의식하면 삶은 달라진다. 이 생에서 가장 하고 싶은 일,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이 삶의 최우선 순위에 놓여 져야 할 것이다. 오늘 그 일을 하고, 오늘 그 사람들과 함께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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