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자 따로’가 미덕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0-06-29 / 조회 : 9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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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제목)

‘각자 따로’가 미덕

 

(중간제목)

떨어져 있어도 서로 바라보며 이야기

실행 못 했던 일들 마침내 해볼 기회

 

(본문)

 2020년 봄, 코로나 19로 인해 우리의 일상은 중지되었다. ‘잠깐 멈춤’의 시기가 느닷없이 닥쳐와 지금 여름이 되도록 계속되고 있다. 그것은 육체적, 재정적 곤란이기도 하고 정신적 불안이기도 하다.

 코로나 19가 우리의 일상을 순식간에 바꿔놓았다. “집안이 더 안전하다”라거나 사회적 거리 두기, 격리 생활을 하고 있다. 자의 반 타의 반 모두 외톨이가 되었다. 위기에 대처할 재정 형편은 천차만별이지만 공통점은 ‘고립’이다. 혼자 혹은 가족 단위로 모두가 ‘섬’이 되었다. 섬 안에 갇혀서 각자 할 수 있는 일들을 겨우겨우 하고 있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에게 고립, 단절은 본성에 어긋나는 일이다. 그래서 같은 교도소 생활이라도 독방 감금이 더 엄한 벌이 되는 배경이고 “답답하다” “언제까지 이렇게 지내야 하나?” 는 등 하소연도 나온다.

 이제 ‘각자 따로’가 미덕인 시대가 되었다. ‘각자 따로’ 사는 이 생활은 인간의 조건에 맞지 않는다. “이건 아니다”라는 신호가 뇌에서 마구 쏟아져 나온다. 불안과 외로움이다.

 외로움이 해로운 것은 그것이 단순히 감정이 아니기 때문이다. 배고픔이 ‘음식을 찾아 먹어라. 아니면 위험하다’라는 경고이듯, 외로움은 다른 사람을 찾아 함께 있으라는 생물학적 경고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혼자 떨어져 있다가는 죽는다’라는 사실을 인류의 조상들이 오랜 진화과정에서 생명을 대가로 처절하게 학습한 결과이다.

 그러니 ‘각자 따로’ 있어도 외롭지는 말아야 하겠다. 몸은 떨어져 있어도 서로 바라보며 이야기할 수 있는 기술이 우리에게는 있다. 매일 안부 전하며 소소한 재미를 나누고 푸념이라도 함께 한다면, 외로움으로 건강을 해칠 일은 없을 것이다.

 코로나 19사태는 인간으로서 우리의 조건을 돌아보게 한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인종 국가 나이 차별 없이 모두 접촉이나 비말로 감염될 수 있고, 면역력이 약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으며, 그래서 다른 사람과 거리를 두어야 한다는 점에서 우리는 평등하다. 그리고 사회적 단절이 건강을 위협하는 독이라는 점에서 우리는 예외가 없다.

 많은 사람이 바쁘게 산다며 가장 바라는 것 중 하나가 ‘나만의 시간’이라고 들 말한다. 그 귀한 시간을 느닷없이 코로나 19가 풍성하게 선물했다. 갑자기 시간의 부자가 된 이 특별한 기회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항상 마음만 있었을 뿐 실행하지 못했던 일들을 마침내 해볼 기회이다. 깊이 참선 수행을 할 수도 있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느긋하게 ‘나만의 시간’을 즐길 수도 있다.

 

 

 

 ‘멈춤’은 이전의 삶을 돌아보고 내일의 삶을 가다듬는다면 기회일 수 있다. 중지되었던 일상이 재개된 후 더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코로나 19가 몰고 온 이 엄연한 현실을 우리는 견뎌낼 뿐 바꿀 수는 없다. 하지만 현실을 어떻게 바라볼지는 각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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