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상’의 소소한 고마움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0-07-22 / 조회 : 9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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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제목)

‘일상’의 소소한 고마움

 

(중간제목)

 

“순간순간에 몰두하며 내일이면

더 살 수 없는 사람처럼 살아보세요.”

 

(본문)

 인류가 경험하지 못한 코로나19를 겪으며 우리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사회적 거리를 두면서 여러 가지를 깨닫고 있다. 그중에서도 평소에는 별로 관심을 주지 않았던 소소한 많은 것들이 사실은 얼마나 소중하고 고마운 것들인가를 새삼 바라보게 된 것이 참으로 귀중한 깨달음이다.

 푸른 하늘에 한가로이 떠가는 하얀 구름, 이름 없이 피어 있는 한 송이 들꽃,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리고 있는 풀잎들, 친구와 담소를 나누며 마시던 카페에서의 커피 한 잔, 주말에 가족과 함께 외식하던 소박한 식당, 그리고 내 말을 들어주며 웃어주던 친구의 얼굴 등을 우리는 코로나19를 이겨내며 얼마나 그리워하게 되었는지 모른다.

 미국의 작가이자 사회복지사업가로,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장애인 헬렌 켈러가 어느 날, 숲속을 다녀온 친구에게 물었다.

 “숲에서 무엇을 보고 또 어떤 소리를 들었니?”

친구가 대답했다.

“뭐 특별히 본 것도 없고 들은 것도 없어."

 헬렌은 생각했다. 숲에는 아름다운 꽃들과 나무들과 느슨하게 쓸어가는 바람 소리와 새들의 명랑한 노랫소리들이 있었을 텐데,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들은 것이 없다니……. 그래서 헬렌은 ‘내가 3일 동안만 볼 수 있다면(Three Days to See)’이란 유명한 글을 썼다. 사람들은 이 글을 20세기 최고의 수필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헬렌이 첫째 날 제일 먼저 하고 싶었던 일은 자신의 오늘을 있게 해준 설리번 선생님의 얼굴을 보는 일이었다. 그리고는 그 모습을 자신의 마음속에 깊이 간직해 두고 싶었다.

 둘째 날에 하고 싶은 일은 새벽의 기적을 보는 일이었다. 새벽에 먼동이 트며 어둠이 빛으로 바뀌는 그 웅장한 기적을 보고 싶었다. 그리고 마침내 저녁이 되면 밤하늘에 보석처럼 박혀 있는 별들을 바라보면서 하루를 마무리하고 잠자리에 들고 싶다고 했다.

 마지막 셋째 날에는, 아침 일찍 거리로 나가서 일터로 출근하는 사람들의 얼굴들을 보고 싶었다. 그리고는 오페라하우스에 가서 공연도 보고, 영화관에 가서 영화도 보고 싶었다. 그리고 다시 저녁이 되면, 네온사인이 반짝거리는 진열장을 천천히 걸으면서 거기에 진열된 아름다운 물건들을 하나하나 살펴보고 싶었다.

 코로나19 이전의 우리는 헬렌 켈러가 그토록 간절히 보고 싶어 했던 것들을 늘 보고 경험했다. 그러나 그것이 얼마나 놀라운 기적인지, 그리고 고마운 일인지를 생각조차 하지 않고 살았다.

 그래서 헬렌 켈러는 이렇게 말했다.

 “내일이면 귀가 안 들릴 사람처럼 새들의 노랫소리를 들어보세요. 내일이면 냄새를 맡을 수 없는 사람처럼 꽃향기를 맡아보세요. 그리고 내일이면 더 살 수 없는 사람처럼 세상을 살아보세요.”

 코로나 발생 후 반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 하루하루 삶의 소중함과 일상의 소소한 고마움에 감사하는 마음을 회복하게 된다. 불자가 다다르고자 하는 도(道)도 일상생활의 하나하나에 몰두할 수 있는 평상시의 마음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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