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길’ 계속 나아가 ‘참길’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1-05-17 / 조회 : 9966
  • 첨부파일 : 첨부파일이 없습니다

 

(큰제목)

외길계속 나아가 참길

 

(중간제목)

나훈아 신드롬가수한 길 울림

신심· 의심· 분심의 절박함으로 선택

 

(본문)

KBS-TV 추석특집프로그램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가 방영된 이후 국민들이 나훈아 신드롬에 빠졌다. 15년 만에 70세를 훌쩍 넘겨 대중 앞에 나선 그에 대한 호응은 뜨거웠다. 비단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나훈아 할아버지'에 대한 인터넷게시물도 넘쳐난다.

대한민국의 전 연령대가 그에게 집중할 수 있던 비결은 공연 내내 보여준 다양한 퍼포먼스가 모두 노래에 집중하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었다는 점이다. 15년 공백을 채운 공연의 의미가 고스란히 전해졌다. 그동안 대중은 노래하지 않는 나훈아를 만난 적이 없다는 뜻이다. 평소, 그는 가요프로그램이나 행사는 물론 광고나 예능에 출연하지 않고, 사업이나 정치 등 다른 분야에서도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다. 놀라운 것은 그가 출연료를 받지 않아 공연 내내 중간 광고가 단 한 번도 없는 최고의 공연으로 대중가수의 소신을 보여주었다. 15년간 대중 앞에 나타나지 않았던 그를 대중은 노래로써 기억했고, 그런 대중에게 다시 노래로 화답해 '가수'라는 직업이 보여줄 수 있는 전부를 보여주었다.

올해 봄 '코로나로 힘든 국민을 위해 뭔가 해야겠다.'라며 콘서트를 계획했다는 나훈아는 2개월 연습기간 동안 항상 가장 먼저 출근해 공연을 준비했다고 한다. 공연 당일, 2시간 40분 동안 29곡을 쉬지 않고 불러 국민에게 힐링과 감동을 주고 그는 다시 홀연히 사라졌다.

한 길을 걷는다는 것,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대중가수로 '가수' 한 길을 걷는 경우는 최근 들어 더욱 찾아보기 어렵다. 다양한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자신의 여러 모습을 보여주고 이를 통해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요즘의 연예계에서 '나훈아'가 보여준 가수라는 직업에 대한 그의 소신은 대중에게 더 큰 울림이 되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은 선택을 고민해야만 하는가? 생의 순간순간이 모두 선택 때문에 이루어지는 것이기도 하다. 이리 갈까, 저리 갈까, 결국, 한 길을 택해 걷다 보면 남은 길에 대해 아쉬움으로 뒤돌아보기도 한다.

우리는 모든 길을 다 갈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또 동시에 두 길을 다 갈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리고 어떤 길을 선택했는가에 따라 결과가 다르다는 것마저 짐작하게 된다. 내가 간 길 보다 가지 못한 길이 더 넓고 더 아름답게 보이는 미련을 남기기도 한다.

우리가 행복한 삶을 꾸려나가고자 하려면 무엇보다 최초 선택의 길목에서 출발할 때 절박함으로 나에게 잘 맞는 길을 택해야 한다.

참선 수행자가 정진할 때 갖추어야 하는 굳은 신심과 의심, 분한 마음이 합쳐진 그 절박함이다. 절박성으로 마침내 자신의 길이 정해지면 제대로 올곧게 앞만 보고 나아가자. 미련을 두고 뒤를 돌아보고 주변을 기웃대면 지금 가고 있는 길도 못 찾고 결국에는 어중간한 중간에서 헤매게 될 것이다. 최선을 다해 계속 나아가면 그 길이 참 길이 된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