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 늙어봤냐 나는 젊어봤단다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5-04-07 / 조회 : 106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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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1 무공저

 

(큰제목)

너 늙어봤냐 나는 젊어봤단다

(중간제목)

모든 것은 끝이 있다는 깨달음으로

홀가분하고 행복한 노년으로 보내야

 

(본문)

얼마 전 배우 안성기 씨를 인터뷰한 기사를 보았다. 아역배우로 출발해 거의 평생 연기를 해온 그는 배우로서 극복해야 했던 어려움으로 나이 듦을 들었다. 나이가 40대 후반이 되자 주어지는 역할이 달라지더라고 했다. 당연히 주인공을 기대하며 시나리오를 받아보면 조그만 역할이 맡겨져 있더라는 것이다. ‘나한테 어떻게 이런 걸 맡기나싶어 몹시 자존심이 상하고 힘들었다고 했다.

각자의 무대에서 조금씩 변방으로 밀려나는 것 - 배우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나이 들면서 경험하는 일이다. 이전 세대가 물러나고 다음 세대가 그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자연의 이치이지만 달라진 게 있다면 나이든 세대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각이다. 노인이 되면 아무 것도 안 해도 존재만으로 존경받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나이장애처럼 취급되는 편견의 시대이다. 과거에는 나이가 어리면 무시당했는데 지금은 나이가 많으면 무시당하는 세태가 되었다.

나라마다 늘어나는 노인인구로 골치를 앓고 있다. 일선에서 일할 인구에 비해 부양해야할 고령인구 비율이 너무 높아 사회적 부담이 커진다는 계산이다. ‘노인 나라일본은 2005년 이미 세계 최초로 5명중 한명은 노인인 초고령 사회가 되었고 우리나라는 65세 이상이 인구 10명 중 한명인데 오는 2026년이면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70년대 통기타 가수 서유석 씨가 70세의 나이로 25년 만에 신곡을 발표해서 뉴스가 되었다. 그가 작사 작곡한 노래 제목은 너 늙어봤냐 나는 젊어봤단다.’ “삼십년을 일하다가 직장에서 튕겨나와 길거리로 내몰렸다로 시작해 후렴 ~ 늙어봤냐 나는 젊어봤단다. 이제부터 이 순간부터 나는 새 출발이다로 끝나는 노래인데 노년층 사이에서 인기가 대단하다고 한다.

노년은 그렇게 처량하기만 한 시기일까? 오히려 생애 중 가장 홀가분하고 행복한 시기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20대에 가장 높았던 행복감은 점점 떨어져 50 즈음에 바닥을 친 후 올라가기 시작해 노년이 되면 다시 행복해진다는 내용이다.

원인은 우선 뇌의 변화이다. 매사를 비판적으로만 보던 까칠한 뇌가 나이 들면 부드럽고 포용적이 되면서 행복감이 높아진다고 한다. 아울러 한평생 터득한 삶의 기술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 같다. 산전수전 공중전 겪으며 얻는 지혜 혹은 도통함 같은 것일 것이다. 모든 것은 끝이 있다는 깨달음이 한 역할을 한다. 그래서 아무리 암담한 상황이라도 앞을 내다보는 여유를 가질 수가 있다. 희로애락의 이면을 보는 시각도 생긴다. 지금 좋은 일이 지나고 보면 나쁜 일로 연결되기도 하고 나쁜 일이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삶에 찾아드는 사건들을 담담하게 대할 수가 있다. 인생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확실히 아는 것도 삶의 기술을 높여준다. 나이 들면 무대에서 물러나야 하는 것은 누구도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하지만 그 노년의 시간에 어떤 존재감을 갖고 살지는 각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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