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르스 바이러스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5-07-23 / 조회 : 100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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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제목)

메르스 바이러스

 

(중간제목)

자연과 인간 모두는 연결된

존재라는 것 일깨우는 경고

 

 

(본문)

1990년대 이후 이름도 생소한 바이러스들이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1990대 말 조류 독감을 시작으로 니파 바이러스, 2000년대 초반의 사스, 인간광우병, 지난해 세계를 긴장시켰던 에볼라 바이러스 그리고 지금의 메르스(MERS). 공통점은 동물로부터 사람에게 감염되는 인수공통전염병(人獸共通傳染病)’ 이라는 사실이다.

3년 전인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60세의 사우디 남성이 사망했다. 신장 기능 마비로 인한 폐렴 합병증이 원인이었다. 당시 그의 죽음을 아는 사람은 대한민국에 한 사람도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대한민국의 많은 사람들과 그 사우디 남성 사이에는 연결되는 끈이 있다. 중동호흡기증후군이라는 메르스 바이러스이다.

20세기 후반 대표적 미남배우로 동성애자였던 록 허드슨은 198559세에 에이즈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에이즈는 야생동물에서 사람에게로 넘어와 병을 일으키는 인수공통전염병 중 가장 많은 생명을 앗아간 바이러스이다. 과학자들이 추적한 바에 의하면 시작은 침팬지의 한 부류였다. 감염된 침팬지의 피가 사람의 상처에 닿으면서 바이러스가 사람에게로 넘어왔다는 것이다. 콩고, 카메룬 등 중앙아프리카 오지의 주민들은 사냥을 나가서 원숭이 등 야생동물들을 잡아 끼니를 때운다. 사냥하고 고기를 잘라내는 과정에서 생긴 상처를 통해 사냥꾼과 침팬지의 접촉에서 잉태된 것이다. 미국의 록 허드슨은 중앙아프리카가 자신의 생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지 못했을 것이다.

이처럼 공간적으로 수만리 떨어진 사람들 사이를 바이러스가 연결시키는 일이 점점 잦아지고 있다. 하등의 연관도 없다고 생각되던 사람들이 죽음의 원인을 공유하는 반갑지 않은 일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왜 이렇게 삼림 속 야생동물들의 바이러스가 인간 사회에 갑자기 떼로 몰려들고 있는 것일까? 과학자들의 진단을 종합해보면 원인은 하나로 귀결된다. 바로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삶의 방식이다. 과도한 개발, 글로벌화, 도시화이다. 개발을 위해 삼림은 계속 파괴되고, 비행기 여행이 보편화해 세계 어디든 수시로 오가며, 도시로 사람들이 몰려들어 어디를 가나 얼굴이 맞닿을 듯 복잡해진 현대인의 삶이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삼림 파괴로 야생동물들이 서식지를 잃어버려 인간 주거지 가까이로 나오면서 접촉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 시작이다. 또 교통수단이 발달하고 비행기 여행이 보편화하면서 병이 전 지구를 공포로 몰아넣었다. 한국에서 메르스가 기세를 떨치는 것도 같은 배경이다.

자연과 인간의 경계가 무너졌다. 인간이 자연의 영역을 침범하고 파괴한 결과이다. 신종 바이러스는 자연이 주는 경고인지도 모른다. 아프리카 오지의 가난한 주민들로부터 할리웃의 스타까지 우리 모두는 연결된 존재라는 것을 일깨우는 경고이다. 이것은 불교에서 보는 세상에 대한 관점으로 인드라라고 하는 그물 인드라망을 말한다. 한없이 넓은 인드라 그물은 연결되어있는 그 이음새마다 구슬이 있는데 그 구슬은 서로를 비추고 비추어주는 관계이다. 인드라망의 우주에서 사람과 자연을 다 포함해 더불어 같이 살라는 관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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