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세시대 ‘백년해로’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7-06-26 / 조회 : 1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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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백세시대 백년해로

중간제목/ ‘함께세월도 싫은 미혼’ · ‘이혼풍조

부부는 연기(緣起)의 끈상호 존중이 본질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사건은 태어남과 죽음, 그리고 그 중간에 결혼이 있다. 부모 슬하에서 자라 성년이 되면 스스로 가정을 이루고 부모가 되는 억겁의 연결고리로 인류역사는 진행되어 왔다. 그 흐름에 무조건 순종하지는 않겠다는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

우리 삶의 축이 되는 전통 혹은 제도 가운데 결혼처럼 급속한 변화를 겪는 것도 없다. 21세기로 불리는 2000년대 들어서며 새로운 풍조들이 마구 생겨나고 있다.

과거 성인(成人)은 결혼한 사람과 못한 사람으로 나뉘었다. 기혼과 미혼이다. 그리고 이따금 이혼이 있었다. 결혼이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 된 지금은 기혼과, 결혼하지 못했거나 안한 상태들을 모두 아우르는 비혼(非婚)으로 나뉜다.

미혼, 이혼이나 사별 등 비혼의 1인가구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이다. 2015년 기준 한국에서 1인가구는 27%, 20~30대 젊은 층에서는 절반 이상(52.8%)이 혼자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비혼 풍조를 뚫고 결혼을 한다 해도 절반의 성공일 뿐이다. 결혼 두 건 중 한건은 이혼으로 끝난다. 결혼생활 수십 년이라고 안심할 수도 없다. 황혼이혼이 늘고 있다. 서울의 황혼이혼은 27%25%의 신혼이혼을 앞지른 지 5년째다. 50~60대 남녀 절반이 남은 인생은 나를 위해 살겠다고 한 여론조사도 있다.

이혼보다는 낫다며 졸혼(卒婚)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부부관계도 등장했다. 법적으로는 혼인관계를 유지하면서 부부가 합의 하에 각자의 삶을 산다는 개념이다. 졸혼이 2000년대 일본에서 나온 풍조라면 비슷한 시기 미국에서는 결혼 안식년이란 말이 등장했다. 결혼생활을 잠시 접고 자신만의 삶을 누림으로써 재충전의 기회를 갖는다는 발상이다. 그런 안식의 과정을 통해 배우자와 가정의 가치를 더 확실하게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비혼, 졸혼, 안식년 이 모두가 하는 말은 무엇인가. 남녀가 만나 평생을 같이 산다는 것은 어려운 일, 평균기대수명이 백세시대로 고령화되면서 백년해로를 다짐했고 다짐받았던 부부라는 인연의 무게를 생각하게 하는 시점이다.

부부나 가족은 너무 가깝기에 서로의 기대도 크기 마련이다. 그래서 도리어 상처를 줄 수 있다. 결혼은 부부가 함께 세월을 섞어 빚어내는 일생의 작품 같은 것이다.

불교의 연기사상에 따르면 남편과 부인은 서로 연기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부인은 남편의 연을 만나야 가정을 이루고 남편도 부인의 연을 만나야 가정을 이룰 수 있다는 원리이다. 이 원리가 존중받아야할 점이다. 혹 부부는 서로의 세계를 존중하고 깊은 관심을 가지고 서로 도움으로서 두 사람의 세계가 자연스럽게 하나 되는 관계로 발전한다. 불교의 연기사상을 바르게 이해하고 실천할 때 검은머리 파뿌리가 되도록 사랑하며 살라는 백년해로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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