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경꾼 효과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4-04-09 / 조회 : 15
  • 첨부파일 : 첨부파일이 없습니다

(큰제목)

구경꾼 효과


(중간제목)

사람 많을수록 어려움에 처한 사람 돕지않아

관심과 사랑을 베풀고 아픔을 함께 해야할 때


(본문)

인간과 인간은 본래 어느 정도의 유대감을 갖는 것일까.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도 어려움에

부닥친 것을 보면 마음이 쓰이고, 어린아이가 우물에 빠질 것 같으면 저도 모르게 달려가 구

하게 되는 것, 인간이 인간에 대해 갖는 근원적 끌림이다. 그런데 현대 자본주의가 깊어지면

서 사회는 인간 중심에서 돈이나 권력 등 사물 중심으로 바뀌었고 그만큼 사회 구성원의 소외

와 비인간화는 심각해졌다. 남과의 연결의식이 약하니 방관이 몸에 밴다.

타자의 고통에 먼지만큼의 아픔도 느끼지 못하는 철저한 방관과 무관심, 사람이 사물로 취급

되는 최악의 성폭력 사건이 3년전 미국에서 발생해 전세계적인 충격을 주었다. 필라델피아 통

근열차 안에서 밤 9시15분부터 40여분 동안 노숙자 남성이 옆자리의 여성승객을 성희롱, 성

추행하다가 결국은 강간까지 했는데도 승객 중 누구도 개입하지 않았다. 당시 상황은 열차 내

감시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다. 그 동영상에 따르면, 열차 안에는 꽤 많은 승객들이 있었고,

여성은 계속 가해자를 밀쳐내며 저항했다. 성추행의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여성을 위해 나선

사람은 없었고, 대신 저마다 셀폰을 사건현장 쪽으로 치켜든 모습이 잡혀있다. 셀폰의 시대에

‘흔치 않은 구경거리’라며 카메라를 들이댔을 것이다. 우리 사회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이 사건

은 지나가는 열차 안을 우연히 들여다본 교통국 직원이 신고한 덕분에 끝이 났다.

열차 안이라는 공공의 닫힌 공간에서 여성이 짓밟히는 광경을 보고도 승객들이 어째서 아무

런 행동도 취하지 않았는지 알 수 없지만, 우선 지적되는 되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목격자가

많아서 그 여성은 도움을 받지 못했다. 책임이 나뉘기에 목격자 한 사람 한 사람은 책임감을

적게 느끼게 되고, 결국은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 다시 말해 목격자가 한 사람 이상이 되면

도움을 줄 확률이 훨씬 더 떨어진다는 슬픈 결론이다. 이것을 ‘방관자 효과’라고 한다. 더 알

기 쉽게 ‘구경꾼 효과’라고 부르는 학자도 있다. 방관자 효과란 주변에 사람들이 많을수록 어

려움에 처한 사람을 돕지 않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누군가 다른 사람이 나서겠지 하고 서로

미루는 것이다.

인간에게는 두 가지 상충된 욕구가 있다. 남을 짓밟고라도 살아남으려는 이기적 본능 그리고

남과 하나가 되어 고립을 면하려는 이타적 욕구이다. 나누고, 내어주고, 타인을 위해 기꺼이

희생하는 성향이다. 두 가지 욕구가 조화를 이룰 때 우리는 건강하다. 우리가 건강하면 사회

가 건강해진다.

부처님께서는 단순히 남을 배려하는 차원을 넘어 그의 행복까지 기원하라고 가르치셨다. 그

것이 바로 자애심(慈愛心)이다. 초기경전 <숫타니파타>에 보면, “눈에 보이는 것이나 보이지

않는 것이나, 멀리 있는 것이나 가까이 있는 것이나, 이미 태어난 것이나 앞으로 태어날 것이

나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고 말한다. 관심과 용기를 내어주지 않는다면 피해자들이 더

고립될 것이다. 더이상은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심과 사랑을 베풀고 아픔을 함

께 해야 할 때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