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청은 사랑의 표현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2-08-29 / 조회 : 175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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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제목)

경청은 사랑의 표현

 

(중간제목)

무한 경쟁 사회 인간은 단절과 고독

다양한 관계망을 그리며 살때 행복

 

(본문)

좌절과 절망으로 외롭고 슬플 때, 누군가 손을 내밀어준다면 얼마나 고마울까. 그로 인해 좌절을 이겨내고 다시금 세상에 나아갈 용기를 갖게 된다. 꼭 말로 위로해 주고 해답을 제시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그저 곁에서 진심 어린 태도로 내 이야기에 귀 기울여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세상에 나 혼자가 아니구나 하는 생각에 저절로 힘이 생긴다.

사람들은 경제적으로 힘든 것도 있지만, 정신적으로 힘들어 한다. 마음이 힘든 것인데 대부분 혼자 힘들어 한다. 사회와의 단절감에서 오는 우울증과 다양한 형태의 아픔들이 있는데, 그것들이 마치 세상에 혼자 버려진 듯한 마음이 들게 하는 것이다. 그때는 그저 따뜻하게 들어만 준다. 아픈 사람도 답을 알기에 단지 공감하고 같이 버텨주기만 하면 된다. 경청은 사랑의 표현이고 최고의 사랑이다.

일본에는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남자, 나를 대여하라라는 특이한 서비스업이 있다고 한다. 고객의 의뢰에 따라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장소에 가서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어주는 서비스를 한다. 의뢰인의 요청에 따라 같이 먹거나 마시고, 의뢰인이 이야기를 하면 들어주고, 질문하면 짧게 대답한다. 절대로 먼저 말을 걸지도 않는다. 도쿄에 사는 모리모토(38)라는 청년이 개발한 서비스로 자신의 존재를 제공하는 것이다.

모리모토가 가장 많이 받는 의뢰는 이야기를 들어 달라는 것이라고 한다. 주변에 사람은 많아도 마음 편하게 이야기할 상대가 드문 것이 현실이다. 실연, 이혼, 어떤 실패 등으로 괴로울 때,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털어놓는 게 쉽지만은 않다. ‘이렇게 힘들다고 이야기하면 그 말을 그대로 듣고 공감해주기보다 지적이나 훈계, 비판이 뒤따라서 관계가 오히려 틀어지는 경우들이 있다. 상대방과의 관계를 신경 쓰지 않고 하고 싶은 말 다 하고 싶을 때 사람들은 두 번 다시 볼일 없는 그를 찾는다. 생판 모르는 사람,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사람이 왜 필요한가. 그의 쓰임은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 자본주의와 개인주의를 축으로 삼는 현대사회에서 군중 속의 고독은 필연이다. 개인주의로 자유를 마음껏 누리고 자본주의로 물질적 소유욕을 한껏 발산하며 풍요를 얻는 대신 우리는 단절과 소외를 대가로 치른다. 무한 경쟁사회에서 인간은 고독할 수밖에 없다. 고독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멋진 식당에 가서 누군가와 식사라도 하고 싶을 때, ‘식사하자고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말하기도 불편할 때, 사람들은 아무 것도 하지 않는그를 고용한다.

사람은 다양한 관계망을 그리며 살았을 때 행복해진다. 온 우주가 연결돼 있는데 이 자연스러운 이치를 깨고 자기 삶을 아이와 남편, 아내와의 관계로 국한시키는 것은 성장을 멈추는 것이다. 관계 때문에 힘들기도 하지만 연결감을 느낄 때 행복한 것이 사람이다. 친한 친구와 깊게 연결됐을 때, 나의 모습이 그 사람 눈에 비쳐서 가치 있게 느껴질 때 행복하다. 같이 있어주고 귀 기울여주는 따스함이 아쉬운 시대이다. 각자 누군가 한 사람과만 함께해주어도 세상은 덜 삭막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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