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은 그 나라의 민도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6-12-06 / 조회 : 10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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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제목)

대통령은 그 나라의 민도

 

(중간제목)

민주주의의 이상과 현실

··번뇌가 괴리 키워

 

(본문)

최순실 국정농단파문으로 온 국민이 충격에 빠져 모두가 말을 잃었고 모두가 말을 하고 있다. 거리에는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범국민 시위와 시국선언이 이어지고, 국회 차원의 대통령 탄핵이 추진되고 있다.

낙엽 밟는 소리 사각 거리는 고즈넉한 늦가을 정취는 거대한 혼돈의 소용돌이 속에 묻혀 사라졌다. 가장 짧은 가을이 혹독한 추위의 겨울을 예고하고 있다.

대통령의 두 번째 대국민 사과 후 지지도는 더 떨어져 5%. 물러나야한다는 78%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나 다양성과 다름을 존중하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국민들의 마음이 이 정도로 하나가 되는 상황은 상상하기 어렵다.

박근혜 대통령은 그의 아버지처럼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것이 아니다. 민주주의 절차에 따라 국민들이 선출해서 대통령이 되었다. 취임 후에도 지지율이 콘크리트라고 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교과서 읽는 듯한 말투, 거리감 주는 눈매, 수첩, 머리 모양, 옷매무새 하나하나가 격조이며 기품으로 찬탄 받았다. ‘공주였다. 이 모두가 최순실 작품이었다고 하니, 지지율은 기존 지지층에서부터 무너져 내렸다.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대통령의 비선실세 사태, 그리고 중상모략과 인신공격이 난무하는 속에서 국가 지도자로서의 자질이 의심되는 정치 문외한인 트럼프가 당선된 미국의 대통령선거를 보면서 민주주의를 생각했다. 민주주의의 이상과 현실의 가없는 거리를 생각했다. 이상으로서 민주주의는 위대하지만 현실에서 민주주의는 얼마나 허점이 많은가.

허점의 근원은 하나, 인간은 탐내어 그칠 줄 모르는 욕심과 노여움과 어리석음. 이 세 가지 번뇌로 인한 불완전한 존재라는 사실이다. 인공지능처럼 감정 없이 이성으로만 판단한다면 생기지 않을 일들이 인간의 세상에서는 일어난다.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되려면 모든 유권자가 냉철한 판단력으로 가장 훌륭하고 능력 있는 인물을 지도자로 뽑아야 한다. 실제는 많이 다르다. 판단력이 떨어지는 유권자도 있고, 판단할 시간이나 관심이 없는 유권자도 있다. 합리적 판단을 방해하는 요소들도 있다. 유권자들의 마음을 일단 사로잡고 봐야 하니 당장 인기 있는 정책을 내놓거나 이성보다 감성을 자극하는 선거 전략이 대세이다.

미국 대통령 당선자 트럼프는 세계화와 디지털화에 따라 점점 바닥으로 내몰리고 있는 백인 근로계층의 박탈감에 불을 지폈다. 지난 수십 년 공장이 하나둘 문을 닫고 탄광이 폐쇄되는 동안 직장을 잃으면서 무용지물이 된 느낌, 저임금 노동으로 연명하며 겪는 좌절감, 그럼에도 도무지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기성 정치권에 대한 울분과 분노가 중서부 공업지대에서 들끓었지만 미국 사회의 엘리트 계층은 그 무게를 느끼지 못했다. 트럼프라는 폭탄이 기성 정치경제 시스템을 뒤흔들어 놓기를 그들은 기대했다.

번뇌 망상의 불완전한 존재인 유권자 국민들은 헷갈린다. 그래서 선출된 대통령이 바로 그 나라의 민도라는 말은 설득력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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