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을 살게하는 힘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0-01-28 / 조회 : 9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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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아는 신도 한 분이 심장병으로 병원 응급실에 황급히 호송되었고 혈압이 급강하하면서 거의 맥이 뛰지 않는 상태가 되자 의식이 혼미해지면서 경험했다는 얘기이다.
  본인의 말에 따르면 마지막 순간에는 부모도 남편도 떠오르지않고 오직 자식 얼굴만 크게 눈앞을 가로막으며 다가오더라는 것이다. 
  그때 함께 듣고 있던 다른 신도가 자신의 체험을 보탰다. 더 심각한 상태가 됐으면 자식이고 뭐고 아무 것도 떠오르지 않게 되더라는 것이다.
  아득히 멀리 있을 것으로만 알았던 삶의 ‘끝’이 갑자기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인생의 우선 순위가 분명해지는 경험들을 하고 있다.
  “나도 죽을 수 있다” “부모, 아내 혹은 남편, 자녀가 영원히 내 곁에 잇는 것이 아니다.” “당장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데 생각이 미치면서 숙연해지고 사는 게 무엇인가 생각해 보게 되었다는 것이다.
  각자의 처지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공통적인 경험은 ‘죽음’ ‘상실’ ‘불확실성’에 대한 인식으로 집약할 수 있다.
  전쟁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비상사태가 되면서 군인들 사이에서는 결혼 붐이 인다고 한다. 또 가족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되면서 의견충돌이 잦던 부부, 만나면 얼굴을 붉히던 부모와 자녀가 사이가 좋아진다고 한다.
  삶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사람을 살게 하는 힘이 무엇인지가 분명해진 결과라고 생각된다. 
  사람의 욕구는 육신의 삶을 사는데 필요한 마음과 정신적인 마음의 두 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육신을 위한 마음은 식욕, 성욕, 수면욕 등 기본적인 욕구와 의식주 등 생존에 필요한 것들을 챙기는 마음인데, 이 마음이 너무 커지면 사람이 자기중심적이 되어서 탐욕스럽고 공격적이 된다.
  그러나 반면 정신적인 마음은 눈이 밖으로 열려서 타인에 대한 배려와 이해, 즉 자비심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문제는 마음의 크기가 일정해서 한 마음이 너무 크지면 다른 마음은 작아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육신의 마음이 커지면 커질수록 정신적인 마음, 즉 보살심이 차지할 자리는 그만큼 줄어들고 만다.
  우리들에게 우선 필요한 것은 마음의 구획정리이다. 육신의 삶을 위한 마음만 가득차서 한구석에 조그맣게 쪼그라든 것이 대부분 우리의 정신적인 마음상태이다.
  그 정신적인 마음이 제자리를 찾아 깊고 커진다면 일상이 신비로운 힘으로 살맛 나는 세상으로 느껴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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