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처님 오시기좋은 날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0-01-28 / 조회 : 9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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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계의 괴로움을 없애겠다” 약속
                       인간 스스로 고통 끊는 길 제시

  지금 우리나라는 어느 때 보다도 오탁악세의 현실에 빠져있다. 나라를 이끌어야 할 지도자급들이 오히려 국민의 걱정거리가 되고 있으며, 정치 경제 사회등 온갖 분야가 타락과 부패로 얼룩져 앞날을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분명 지금의 현실은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불행과 괴로움을 감내하며 살아가도록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행복이나 즐거움에 비해 괴로움의 고통은 보다 현실적인 감각을 지니고 있다. 요즘 고통받고 있는 이웃들, 괴로윰을 전제로 선택된 사람들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부처님의 첫 깨달음의 선언도 그 괴로움에 대한 직시에서 나왔다.
  태어남과 늙음과 병듬과 죽음의 네가지 고통이 보다 근원적인 괴로움의 요소이겠으나 중생들이 삶에 부대끼며 겪는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야 하는 고통(愛別離苦) 미워하는 사람과 만나야 하는 고통(怨憎會苦) 구하고자 하나 구해지지 않는 고통(求不得苦) 등등 괴로움 또한 하찮은 것일리 없다.
  괴로움과 고통의 감각이란 전혀 개인적 체험이며 자기만의 것이어서 남이 대신 아파줄 성질의 것이 아니다. 시정에 흔히 말로써 회자하는 “고통을 나누자.”는 표어들이 정치적 용어처럼 공허해 보이는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부처님의 깨달음인 인연생기(因緣生起)의 법은 “고통은 모두에게 나누어 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연기의 법칙은 따뜻하기 보다 냉담하다. 개인의 불행이나 즐거움 괴로움 모두가 스스로 만들어 온 것이며, 남이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다. 모두가 내가 지은 탓이다. 그러함에도 연기의 법은 또한 모든 존재가 오직 저 하나만으로 성립될 수 없으며 상대적으로 의존하고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중증의 구조로 짜여있다. 남이 아프면 나도 아플 수밖에 없고, 내가 아프면 남에게 그 아픈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다.
  연기의 법은 부처님 탄생과도 무관하지 않다. 부처님의 탄생은 우연의 결과가 아니며 수 억겁에 쌓여진 정진과 선행으로 이루어졌다. <자타카>는 그 엄청난 부처님 탄생 인연을 기록하고 있다.
  부처님은 억겁 속에 반복되는 수많은 생을 통해 때로는 왕으로 때로는 상인, 수행자, 황금털을 가진 새, 토끼, 원숭이로도 태어나 보살행을 끝없이 펼쳐 보였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이 땅에 부처님으로 오시면서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 唯我獨尊)” “삼계개고 아당안지 (三界皆苦 我當安之)”라는 탄생게를 내 놓을 수 있었던 인연의 쌓임이 아닐 수 없다.
  이 세상의 가장 존귀한 몸으로 태어나 삼계의 괴로움을 모두 씻어 없애겠다는 약속, 그것은 인간의 고통을 타력 아닌 인간 스스로 끊을 수 있는 길을 열어 주는 일이었다.
  그래서 이 시대가 부처님 오시기 아주 좋은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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