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당한 삶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1-05-17 / 조회 : 9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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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5-4 지혜의 등불

제목/적당한 삶

중간제목/ 의식이 지배하는 것보다 습관으로 행하는 나 내려놓는 연습

욕심 채우기 그만두고 급하지 않게 천천히 정진한 적당한 삶 필요

하늘과 땅이 나와 한 뿌리이고 모든 물건이 나의 몸이라 했듯이 세상이 나와 더불어 한 뿌리이고 한 몸이 아닌가에 나오는 말입니다.

이 세상의 모든 존재는 시공간적으로 서로 의지하는 연기의 관계가 아니면 존재할 수 없습니다. 삼라만상은 사람과 동물, 꽃과 식물, 달과 별, 바람과 물이 어우러져야 존재할 수 있으며, 모든 것은 소중한 존재입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현상으로 전 세계는 물론 우리 또한 서로 의지하며 존재하기가 어려워졌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신축년 새봄이 왔음에도 사찰의 여러 행사들도 모두 멈춘 시간 속에 잠을 자고 있는 상황입니다. 각 처에서, 각각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방식과 행동은 다르지만 여름날의 무더위도, 겨울날의 매서운 추위도 나와 함께 존재하는 한 몸인 것처럼, 결국 우리는 함께 어우러져 궁극의 행복(열반)을 위해 상생의 길을 가야 합니다. 모든 것은 하심(下心), 즉 방하착(放下着)에 답이 있습니다. 나를 내려놓고 하심으로 살아가는 태도는 의식으로 알아차리는 것이 아니라 내 몸을 숙이는데서 출발해야합니다. 의식이 지배하는 것보다 습관으로 행하는 것이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허나 우리의 삶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우리는 반대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조금 덥다고 여름을 싫어하고, 춥다고 겨울을 싫어합니다. 남들과의 경쟁에서는 언제나 이겨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기지 못하면 실패한 인생이라며 좌절합니다. 이러한 삶의 방식으로는 모든 존재들이 함께 어우러져 궁극의 행복(열반)을 위한 상생의 길을 갈 수 없습니다. 이제 적당한 삶이 필요한 때입니다. 적당한 삶이란 대충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삼라만상이 서로 연관되어 있음을 알아 욕심 채우기를 그만두고 행복으로 나아가는 행동을 하는 삶을 뜻합니다. 이러한 삶을 몸에 배게 하기 위해서는 급하지 않게 천천히 정진해야 합니다. 적당한 삶은 내가 사는 길이며 우리가 사는 길입니다. 청계사 신도님 모두 어려운 지금의 세상에서 안으로는 서로 화합하고 밖으로는 사회의 고통을 부처님 가르침으로 치유하고자 노력하는 슬기로움을 보여 주기를 당부 드리며 항상 건강하시기를 두 손 모아 기원합니다.

나무 관세음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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